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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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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에서의 요청: 꼭 다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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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영철 작성일25-05-09 14:47 조회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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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에서의 요청: “꼭 다시 오세요

 

풀러 신학교에서 오랫동안 가르친 폴 피어슨(Paul Pierson) 박사는변두리 이론(Periphery Theory)’을 통해 하나님의 선교가 가진 독특성을 설명했다. 그는부흥과 확장은 대부분 그 시대 교회 권력 구조의 변두리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선교운동은 교단의 중심이나 영향력 있는 인물이 아니라, 약한 주변부에서 시작되어 생명력을 얻고 중심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오늘 나는 그 이론이 태국 카렌 교회 안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았다.

 

2025 5 4, 나는 태국 북서부 끝자락에 위치한씨쏘뿌교회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이 교회가 외국 선교사를 후원하고, 앞으로 선교사를 파송할 수 있도록 도전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상황을 보면,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이곳은 한국인이 떠올리는 전형적인선교지의 모습을 고스란히 지닌 마을이기 때문이다.

 

씨쏘뿌마을은 해발 1,100미터의 깊은 산속에 있는 외진 마을로, 휴대전화 신호조차 닿지 않는다. ‘요리목회자와 연락을 취하기 위해 며칠이나 시도해야 했다. 산악지대 비포장 도로를 따라 한 시간이 넘게 달려야 도착할 수 있으며, 그 길에는 마을 하나 없이 깊은 숲이 이어진다. 대부분 초등학교 수준의 학력 혹은 무학력자인 이 마을 주민들은 우리가 함께 방문한 선교사의 출신국인 엘살바도르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었다. 3년 전에는 교회당 기둥이 흰개미 피해로 무너져 새 교회를 짓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공사 중이다. 외국 선교사를 돕기보다는 오히려 선교사의 도움이 절실해 보이는, 외적으로는 전형적인 '선교 대상지'이다.

 

이번 방문에 함께한 이들도 소위연약한사람들이었다. 파얍대학교 신대원 2학년인따치형제, 선교 경력 9년의 민경진 선교사, 엘살바도르 출신 패밀리어 선교사, 그리고 나까지 총 6명이었다. 흔히 말하는 대규모 선교 집회나 유명 강사 초청 세미나와는 거리가 멀다. 이름 없는 변두리 사람들이 또 다른 변두리에 있는 외진 카렌 교회를 찾아간 것이다.

 

방문 목적과씨쏘뿌교회의 선교적 역할에 대한 기대를 나누는 시간도 특별히 세련되지 않았다. 도착 후, 먼저 허름한 교인 집에서 담임목회자와 장로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회 지도자들이 이번 방문의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저녁 식사 후에는 전체 교인들과 함께 교제를 나누었고,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 아침 식사 후 마지막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 장소는 산골 마을 특유의 허름한 부엌 겸 침실로, 며칠간 준비한 집회가 아니라 그저 단출한 만남이었다.

 

씨쏘뿌교회를 방문 대상으로 정한 또 다른 이유는, 이 교회가 깊은 헌신을 지닌 공동체이기 때문이었다. 현재 세례교인 약 150명이 드리는 1년 헌금이 120만 바트( 36,000달러)에 이른다. 주로 생강 농사를 짓는 이들은 넉넉하지 않지만, 온전한 십일조를 드린다. 3년 전, 교회당 건축을 시작하면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기로 결의했으며, 지금까지 60만 바트를 스스로 모금했다. 외적인 가난함에 비해 매우 높은 헌신을 보여주는 교회이다. 그럼에도 외국 선교사를 후원하고 파송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도전이다. 그들은 선교 후원이라는 개념조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선교는 놀라운 방식으로 일하신다. 그들의 반응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선교에 참여할 수 있는 복된 소식을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우리도 선교사를 후원할 때가 되었습니다.”

1 2일의 짧은 만남 끝에요리목회자가 한 말이다. 몇몇 성도들도 선교사를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선교 헌신이 그들에게 무거운 부담이 아니라, 마땅히 감당해야 할 일로 인식되었음을 보여준다.

 

꼭 다시 오세요.”
여러 교인들이 반복해 부탁한 말이다. 이는 자신들의 필요를 도와달라는 요청이 아니라, 함께 교제하며 선교에 대한 비전을 다시 나눠 달라는 뜻이었다. 외적인 모습과는 전혀 다른 역동적인 영적 움직임이 이 외딴 카렌 산골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떠나는 우리에게 감사의 표시로 3,000바트 헌금을 주었고, 따로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가는따치형제에게도 1,000바트를 건넸다. 이 교회의 담임목회자 한 달 사례비가 5,000바트인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었다. 우리 방문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겼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다.

 

외형만 본다면, 이들은 선교사의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처럼 보인다. 실제로 교회당 건축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그들의 신실한 자세와 헌신은 외형과는 전혀 다르다. 그들은 단순히 교회를 짓는 수준을 넘어, 외국 선교사들을 도와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려는 마음을 품기 시작했다. 이제 그들의 헌신들이 촉매가 되어 카렌총회로 확장되기를 기도한다. 이번 여정은 하나님이 미리 준비하신 선교 역사 속 한 장면에 우리가 참여한 것이었다. 그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선교는 인간의 방법과 다르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다. 변두리에서 이루어지는 이 선교 현상은, 오히려 하나님의 선교가 가진 본질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 준다. 만약 폴 피어슨 박사가씨쏘뿌교회를 방문했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는 아마도 자신의변두리 이론이 실천되는 이곳에서 감사의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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