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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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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 잔치가 아니라 엄마의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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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영철 작성일10-01-10 23:52 조회5,659회 댓글1건

본문

백일잔치가 아니라 엄마의 장례식

새해가 얼마 지나지 않은 날에 지역교회책임자로부터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한국인 남편을 둔 태국인 여성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남은 가족을 위하여 밤에 위로예배가 있는데 같이 가기를 원한다.

급하게 서둘러 예배에 참석하였다.

가 보니 남편은 몇 년전에 컴퓨터일로 도움을 받았던 분이었다.
어느 선교단체에 자원봉사자로 왔다고 현지여성과 사랑에 빠져 가정을 꾸린 것이었다.

경제적으로 안정이 안되어 어려움을 겪다가 본인은 지난 10월에 한국에 갔다.

지난 12월 초에 두 어린 자녀와 같이 혼자서 이사를 왔는데 동네사람들과 거의 접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몸조리도 못하고 환경도 좋지 않아 폐병을 앓게 된 것 같다.
몸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이 왔는데 며칠이 못되어 급성 폐렴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갑자기 부인을 잃은 분에게 할 이야기가 많지 않았다.

두번 째 아이 이야기를 한다.

“내일이 두 번째 아이의 백일인데….”

그런데 그 날이 그 아이 엄마의 장례식이다.

이럴 때 정말 난감하다.
무슨 말로 위로하여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주님께서도 무심하시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예배 때 기도순서를 맡겨서 기도를 한다.

“주님만이 이 가정을 위로할 수 있으니 도와 주시고 위로하여 주세요”

동네 사람들을 보니 희미하지만 소망을 느낀다.

동네에 이사 온지 한 달도 되지 않았고, 이웃들과도 접촉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웃의 어려움을 보자마자 세 살배기 아이와 세 달을 막 지난 아이를 마치 자기 아이들처럼 돌보고 있었다.

혼자 남은 이국의 남자를 위하여 빨래를 해 주고, 밥도 챙겨주고 있었다.

아내를 먼저 보낸 날부터 저녁마다 예배도 드려주고, 돈을 모아서 필요한 부분들을 챙겨주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인인 나에게 연락을 하여 같이 위로의 자리를 마련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여전히 그 가정을 사랑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이웃을 통하여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남은 남편의 고백이 생각난다.

“아내의 고통을 아시는 주님께서 아내를 평안과 기쁨의 나라로 부르신 것 같습니다.”
 
슬픔 중에서 여전히 소망을 놓치지 않은 남편의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은 안심은 된다.

우리의 슬픔과 아픔을 짊어지신 주님의 임재를 소원한다.

주님의 나라에서 사랑하는 둘째 아이의 백일을 기뻐하며 응원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면 안될까 생각해보는 날이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0-03-02 09:36:52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됨]

댓글목록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선교사님 고생이 많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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