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구경꾼들을 위한 포장마차

홍수구경꾼을 위한 포장마차

9월 28일부터 예상치 못한 물난리로 태국 북부의 중심 도시인 치앙마이는 정신이 없다.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들어오고, 공무원과 군인들은 열심히 도와준다.
워낙 규모가 커서 초기 대응을 잘 했지만 피해가 속출한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도 흥미로운 모습들이 보인다.
그 중에 하나가 홍수 구경꾼들과 그들을 위한 포장마차이다.

강을 지나는 가장 큰 다리를 지날 때 차의 속도가 늦어진다.
왜냐하면 침수를 피해 다리옆에 세워놓은 차도 원인이지만 더 큰 원인은 구경꾼들 때문이다.
운전 중에도 속도가 늦어진다.
홍수 장면을 보고 싶은 사람들이 속도를 늦추기 때문이다.
그리고 적지 않은 사람들은 아예 차를 근처에 주차하고 다리 위에서 구경하고 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것은 그들을 위하여 포장마차들이 모여든 것이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구경한다.
그들을 나무라거나, 무례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없다.

그런 장면을 정돈하는 경찰관도 보이지 않는다.
더 놀라운 것은 그곳이 바로 치앙마이 경찰청 옆이라는 것이다.

치앙마이 경찰청의 위치가 바로 강변이기 때문에 방수벽을 잘 준비해도 피해가 적지 않다.
경찰관들이 경찰청 주위에 적지 않지만 다리 위에 있는 구경꾼들과 그들을 위한 포장마차에 대하여는 관심을 주지 않는다.

이런 모습이 정겹게까지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경꾼들의 마음속에는 피해자들에 대한 없지는 않을 것이다.
교통이 밀리는 이유가 그들과 관계 있음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평소에 볼 수 없는 홍수의 장면을 놓치기도 싫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교통이동에 심각한 문제를 주지는 않는다.
그 다리를 지나면 다시 괜찮아짐을 통하여 알 수 있다.

어떤 면에서 삶을 즐기는 하나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모습을 사람들은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은 우리들보다 훨씬 넓은 것 같다.

열 내고 흥분하는 많은 일들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었음을 나중에 알게 된다.

홍수구경꾼들과 이들을 위한 포장마차의 모습도 염치없는 사람들이라 생각하기 보다는 특별한 상황을 체험하는 사람으로 이해하면 지나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