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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질문은 곤란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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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영철 작성일12-09-02 22:56 조회4,3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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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질문은 곤란한데….

“그런 질문은 실례되는 질문으로 무례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총회총무목사님의 표현은 젊잖게 하였지만 의미는 강한 부탁이었다.

질문은 식당의 매상과 관련된 것이었다.
카렌총회의 지도자들과 같이 식사를 하기 위하여 근처의 태국식당에 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돼지 뼈를 오랫동안 끊인 음식을 주문하려고 하였다.
한국식으로 하면 감자는 없지만 감자탕 비슷한 음식이었다.
12시가 막 지났는데, 거의 남지가 않았다.
다른 음식을 주문하여 마치고 난 뒤에 질문을 한 것이다.

“왜 이렇게 빨리 음식이 동이 났나요?”
오늘은 손님이 많이 와서 빨리 팔렸다고 한다.
“몇 그릇이나 팔았나요?”

이 때 총무목사님이 눈치를 주면서 한 이야기가 그런 질문은 곤란하다는 것이었다.
마치 처음대하는 서양사람들에게 나이가 얼마냐고 질문하면, 실례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였다.
얼른 다른 대화주제로 바꾸었지만 궁금한 점은 가시지 않는다.

식사를 마치고 오면서 다른 직원에게 질문을 하니 답을 해 준다.
이것은 태국사람들에게는 ‘터부’시되는 질문이었다.
특히 상인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그 날 매상은 ‘끝’이라는 일종의 믿음이었다.

친한 사람들도 가능하면 질문하면 안 되는 것 부분이었던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재수없는 질문이다.

한 사회의 내부를 알아간다는 것은 단지 같이 있는 것만으로 부족함을 느낀다.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식사를 하고, 심지어 같은 동네에 산다고 해도 그들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음을 경험한다.
이런 면에서 외부에서 온 선교사는 평생동안 학생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어떤 내용은 굳이 몰라도 될 부분들도 있을 것이지만, 어떤 부분은 꼭 알아서 주의를 주어야 할 내용도 있다.
음식매상에 관한 질문이 후자에 관한 것이다.
이런 것은 그저 미안하다고 하면 되고 앞으로 질문을 삼가면 문제는 해결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혹 심각하게 마음에 부담을 준 질문은 없었을까 생각한다.
내가 모르는 사이 그런 실수를 하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평생 지니고 지내야 할 ‘배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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